기도의 골방
김병혁 목사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예수님은 우리더러 기도할 때, ‘네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가르침에 충실하기 위해 기도하러 정말 골방을 찾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말씀의 뜻을 문자적으로 제한해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주관심사는 어떤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본질에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골방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큰 방에 딸린 작은 방으로 햇볕이 들지 않는 작은 방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는 골방이란 기도를 받으시는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우리에게 기도할 때에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하라고 하시는 것일까요? 기도는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을 의식하여 그분에게만 아뢰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적인 기도이든 공적인 기도이든 우리는 기도할 때 오직 하나님에게만 마음을 집중하여 드려야 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골방이란 매우 특별한 종교적 의미를 가진 장소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밀폐된 장소는 성전의 가장 내부에 위치해 있는 밀실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른 아닌, 지성소입니다. 성전의 가장 은밀한 곳에 있는 지성소에는 출입문도 창문도 없습니다. 그곳에는 화려하고 기교 넘치는 물건도 없습니다. 오직 속죄소라는 기구 하나만 덩그렇게 놓여 있습니다. 대제사장은 이 속죄로 위에 제물로 바친 짐승의 피를 뿌립니다. 이 신성한 기구는 우리를 우해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다시 말해, 성전의 가장 은밀하며 신성한 곳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골방으로 들어가 기도한다는 것은 바로 이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셨을뿐만 아니라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어 주셔서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중보자가 되셔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고 계십니다. 기도의 골방에서 만나야 하는 분이 바로 이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야만 하나님과 신령한 교제를 나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골방의 기도에서 은밀함을 강조하십니다. ‘은밀하게 중에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명하십니다. 여기서 은밀함이란 종교적인 비밀스러움이나 신비로움을 간직한 기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 외에는 어떤 증인도 없다는 심정으로 그리스도께로 나아가 기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은밀한 중에 하는 기도란 그리스도 앞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대면하여 한 듯 하는 그런 기도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기도한다고 할 때, 우리가 어떻게 허탄한 생각과 부질없는 망상과 인간적인 교만에 빠져 기도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위선과 가식과 자랑 가운데 기도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기도할 때, 어떤 마음으로 기도합니까? 여러분은 어느 때에 은밀한 중에 그리스도를 만나며 하나님을 대면합니까? 여러분에게는 언제나 하나님과 영적으로 교통하며, 그리스도와 은밀함을 나누는 그런 기도의 골방이 있습니까? 우리에게는 기도의 골방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리스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대면하는 그런 기도의 골방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에게 마음을 거짓 없이 드러내며 진실로 그분의 뜻을 구하며 또한 겸손히 그분의 응답을 기다리는 그런 기도의 골방 말입니다. 이 골방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을 집중하여 오직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기도의 자리라면 그곳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도의 골방입니다. 이곳에서 항상 그리스도와 만나며 하나님과 교통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조직신학 > 바른 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 (0) | 2018.12.24 |
---|---|
<언더우드 선교사님의 기도문> (0) | 2016.09.28 |
진실한 기도를 위한 11가지 태도 (0) | 2015.06.13 |
존 라일의 A Call to Prayer (0) | 2014.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