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신학/개혁주의 교리

소망할 수 없는 것 소망하기

Yahweh Roi 2014. 6. 28. 20:08

소망할 수 없는 것 소망하기

존 칼빈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언약궤를 메고 제사장 일곱은 양각 나팔 일곱을 잡고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가라 하고 또 백성에게 이르되 나아가서 그 성을 돌되 무장한 자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갈지니라 하니라."(수6:6-7)

하나님의 약속은 참으로 그 자체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승리의 소망을 주기에 충분했지만 그 실행 방법은 약속의 신빙성을 거의 파괴할 정도로 특이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곱째 날까지 매일 성 주위를 한바퀴씩 돌되 일곱째 날에는 일곱 번을 돌고 나팔을 불며 함성을 지르라고 명령하십니다. 그 모든 일은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해 보였지만 백성의 믿음에 대한 적절한 시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행위는 그 자체로는 실망스러운 결과밖에 예상되지 않는데도 백성이 하나님의 메시지에 순종할 뜻이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의도로 하나님은 한동안 자신의 능력을 약함 속에 감추시고 인형만 가지고 장난하는 것처럼 보이셔서 결국 하나님의 연약함이 모든 강한 것보다 더 강하고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모든 지혜보다 더 뛰어나게 하실 때가 자주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처럼 이성을 버리고 무조건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의존하는 동안 시간 낭비처럼 보이는 일을 통해 총공격을 감행하여 이룰 수 있는 성과보다 훨씬 많은 성과를 얻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을 함락할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철저히 따져 보는 주도면밀함을 보여 주기보다 도리어 잠시 어리석어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유익했습니다. 왜냐하면 주도면밀한 계획은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에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의심이 스며들 수 있는 또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성의 주민이 갑자기 반격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반격을 격퇴할 수 있는 전열 정비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긴 행렬로 성을 돌다 쉽게 패배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도 그들은 어떤 근심이든지 다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존하는 안도감은 경건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