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묵상

부활절 묵상

락탄티우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4-5).

내 모든 고통을 겪고 나와 함께 슬픔을 경험하는 것이 네게 기쁨이 되느냐?
그렇다면 내게 대한 모략과 내 죄 없는 피에 대한 오만불손한 대가를 생각해 보아라.

가룟 유다의 거짓된 입맞춤, 군중들의 모욕과 학대,...
그리고 그보다 더한 조롱의 채찍질과 저주의 말들을 생각해 보아라.

거짓증인과 빌라도의 저주 받은 재판, 내 어깨와 지친 등에 지워진 무거운 십자가,
무서운 죽음으로 향하는 내 고통스런 발걸음을 상상해 보아라.

나는 버려지고 내 사랑하는 어머니 위로 높이 들렸다.
피로 엉겨 붙은 내 머리카락과 잔인한 가시 면류관을 쓴 내 머리를 보아라.

흐르는 피가 내 얼굴에 온통 빗물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움푹 들어간 내 눈과 구타당한 내 뺨을 보아라.
쓸개즙으로 더럽혀진 내 말라붙은 혀를 보아라.

내 얼굴은 죽음으로 핏기를 잃었다. 못 박힌 내 손과 축 늘어진 내 팔을 보아라.
내 옆구리의 큰 상처와 거기서 흘러 나오는 피를 보아라.

내 못박힌 발과 피로 얼룩진 사지를 상상해 보아라.
그리고 경배하고 울며 십자가를 우러러 보아라.

겸손한 얼굴로 무죄한 피로 적셔진 땅에 엎드려라.
눈물을 땅에 뿌리고 나와 내가 주는 위로를 네 헌신된 마음 속에 담아라.